고3 3월 학평 수학 8등급, '수포자'의 대명사였던 나. "너는 절대 인서울 못 한다"는 담임의 독설에 자존심이 상해, 그날로 수학 기출문제집을 몽땅 독서실 책상에 쌓아 올렸다.

하루 14시간의 공부 시간 중 10시간을 오직 수학에만 쏟아부었다. 모르는 개념은 눈물이 날 때까지 백지에 쓰고 또 썼고, 평가원 기출문제집은 너덜너덜해져 풀이 과정을 통째로 외울 지경이 되었다.

운명의 수능 날, 2교시 시험지 넘기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우자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신유형 고난도 문항을 마주했을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이 악물고 손끝으로 풀이 과정을 더듬어 나갔다.

수능 당일 저녁, 떨리는 손으로 가채점을 시작했다. 하필 마지막에 고쳐서 쓴 29번이 틀린 것을 확인한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고, "결국 난 안 되는구나"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울부짖었다.

한 달 뒤 성적표 배부 날,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며 받아 든 종이의 수학 영역 칸을 확인했다. 백분위 89%, 굳건하게 찍혀 있는 '2등급'이라는 숫자를 보는 순간 교실 한복판에서 참았던 눈물이 폭발했다.

8등급 낙제생에서 수능 수학 2등급의 기적을 만든 순간, 지난 1년간의 고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를 비웃던 담임 앞에서 보란 듯이 성적표를 쥐고, 평생 흘릴 눈물을 그날 다 흘렸다.

수능 수학 기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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